빨리 경제적 자유를 얻고 은퇴해야 하는데
주말에 집에 있다 보면 해도 티 안 나는 집안일 때문에 공부가 뒷전이 된다.
나무늘보로 빙의해서 하루 종일 집안일하는 것도 문제다.
스스로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말에 카공족이 되어 보기로 한다.
친구랑 무조건 토요일에 만나서 4~5시간 각자 공부하기.
지난 토요일이 그 첫 시작이었다.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안 오는 것도 아닌
그야말로 이상한 날씨였다.
해는 없지만 뜨겁고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그런 날씨.
주말 공부 첫 카페는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 라디오엠이었다.
국립현대미술관 근처에 있고 삼청동 블루보틀 옆집이다.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10분 거리.
토요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갔다.
매장 안에 손님은 없었고 우리가 처음인 듯했다.
2층으로 가서 가방을 놓고 다시 내려와서 메뉴 탐색.
씹을게 많은 베이커리 카페다.
밖에서 볼 때보다 꽤 넓고 지하 1층, 1층, 2층 총 3층 구조였다.
우리가 입장했을 때는 지하는 아직 오픈을 안 해서 구경을 못했다.
1층은 아무래도 좌석이 많이 부족할 것 같았는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간이 꽤 넓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테라스 석도 있다.
날씨만 시원하면 밖에 앉는 게 또 기가 막히지..
2층에는 앤티크 한 소품들로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계단 옆 대형 테이블이 있는데 그곳은 콘센트가 빼곡하게 있어서
카공족들에게 공부하기 좋은 자리로 보였다.
나머지 자리는 따로 콘센트가 있지는 않고 매장 내부 모퉁이에 콘센트가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 왼쪽 안쪽으로 가보면 4인 좌석이지만 유리 문으로 분리된 룸이 있다.
그 맞은편에는 남녀 화장실.
공부하기 딱 좋긴 한데 너무 화장실이랑 마주 보고 있고 사이 간격이 좁아서 썩 내키지는 않았다.
한쪽 끝 창가에 자리 잡고 앉았다.
뷰가 평화롭다.
산도 아니고 강도 아니지만 미술관의 조경과 가로수 나무들이 한껏 초록빛을 내뿜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초록이들이 많이 보이면 나들이 간 기분이 들어서 참 좋더라.
음료는 길고 고급스러운 금색 레터링이 새겨진 잔에 준다.
예쁘다.
커피 맛은 그냥 커피 맛이다. 쓴맛이 많이 났다.
요즘 회사 근처에 커피 맛집 생겨서 자주 먹다 보니
입이 고급이 되어 버렸다...
10분 만에 빵을 순삭 하고 공부를 하는데
처음 앉은 자리가 에어컨과 가까워서 바람이 직접적으로 닿는다.
1시간도 안되어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에어컨에서 멀고 먼 창가로 자리를 옮겼다.
창문은 다행히 개폐가 가능해서 셀프 환기가 가능하다.
요즘 같은 때에 환기는 중요하니까.
삼청동 카페 라디오엠에 머물면서 불편했던 건
*화장실
매우 어둡다.
사진은 열린 문으로 채광이 들어와서 그렇고
분명 불을 다 켰는데도 어두워서 불편하다.
화장실처럼 특히나 위생이 중요한 곳은 밝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어두워서 청소하는 사람이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뚜껑 없는 커다란 휴지통이 거슬렸다.
변기에 앉으면 바로 옆에 딱 붙어있는데다가 높이 올라와 있어서 매우 불쾌했다.
심지어 직원이 화장실 휴지를 넣어주고 갔는데 그 휴지 끝이 휴지통에 닿아있었다.
그리고
화장실 변기 바로 위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더라.
3~4초 간격으로 계속 떨어졌다.
머리에, 어깨에 매우 찝찝했다.
전체적인 카페 분위기는
음악은 댄스곡 위주라서 약간 아쉬웠다.
2층 메인의 분위기로는 클래식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이어폰 꽂고 강의 듣는데도 댄스곡이 자꾸 들려..
'생각보다 손님이 안 오네' 했는데
1시가 넘어가니까 조금씩 늘다가 나중에 만석이 되었다.
삼청동에 가족단위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어린 손님들도 있다 보니 옆에서 아이들끼리 싸우는 소리,
우는소리가 섞여있다.
넓은 공간이 뻥 뚫려 있다 보니 시끄러운 건 어쩔 수가 없네.
굳이 공부하러 여길 또 갈까는.. 글쎄 안 갈 거 같은데
평일이면 갈 것 같다. 회사를 가겠지만..
다음 주에는 어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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