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제야 샀을까?
살면서 구매하는 수많은 가전 중에 대부분 만족을 하지만
유독 '이걸 왜 이제야 샀지?'
싶은 아이템들이 있다.
나의 [왜 이제야 샀지 목록] 1번은 제습기였다.
그리고 블렌더가 두 번째가 아닐까 싶다.
이번 쇼핑의 시작점은
"서트푸드 다이어트"였다.
서트푸드 다이어트에 필수적인 게 바로 녹즙이기 때문에
주스를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착즙기였다.
그런데 나는 착즙기에 대해 그다지 좋은 기억이 없다.
내가 기억하는 착즙기는 어마어마하게 크고 가격이 꽤 비싸고
무엇보다 착즙 후가 문제였다.
착즙하면서 끼어버린 음식 찌꺼기를 빼내고
본체를 분리하면 나오는 부품들을 씻고
설거지가 끝나면 그 부품들만 한 바구니 가득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 집에는 도깨비방망이가 있다.
그래서 일단 도깨비방망이로 녹즙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결과는...
뭐 갈리긴 갈리지만 채소 특성상 식이섬유가 많다 보니
나중에 보면 칼날에 질긴 섬유질이 끼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장 큰 단점은 주스보다는 아주 잘게 다진 채소에 물 부어놓은 느낌이랄까.
안 그래도 맛이 없는 주스인데 곱게 갈리지 않으니
먹기가 더 힘들다.
한 입 먹자마자
"와.. 이건 먹기 힘들겠는데. 착즙기를 사야겠다"
그렇게 손가락 품을 열심히 팔았다.
고성능이 아니어도 되니까 저렴한 착즙기 없나 찾아봤는데...
대부분 스퀴저(과일) 위주였고
설거지를 매우 싫어하는 내가
'착즙기를 사야만 하는 건가 '고민하던 중에
착즙기와 블렌더를 고민하는 글들이 보였다.
그리고 보다 보니 블렌더도 괜찮겠다 싶었다.
내가 구입한 건 독일의 비앙코디푸로 초고속 진공 블렌더 BL703S
"건강은 어디나 존재한다"라는 슬로건으로
건강에 관련된 고성능 주방제품을 개발하는 회사이다.
후기도 괜찮고 성능이나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조건이다.
그래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이왕 사는 거 진공 블렌더로!
조금 더 저렴하고 평도 괜찮은 진공 블렌더도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진공상태일 때는 가능한 용량이 일반 모드 일 때보다 작았다.
서트푸드 녹즙을 하루에 많이 먹을 때는 3번을 먹어야 하는데
용량이 작아지면 곤란하다.
그래서 이 녀석으로 초이스
이게 기본 세팅이다.
비앙코디푸로 초고속 진공 블렌더 BL703S 는
초고속 블렌더가 기본이고 진공 펌프를 사용하면 진공 블렌더가 된다.
진공 블렌더를 사용하면 좋은 점은
1. 층 분리가 되지 않는다.
2. 갈변현상이 생기지 않는다.(=영양소 파괴 최소화)
3. 거품이 생기지 않는다.
갈변은 공기와 만나는 산화로 인해 영양소가 파괴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원료 고유의 색과 유사할수록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1, 3 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다면 갈변은 막는 쪽이 낫지 않을까?
블렌더가 배송되면 본체 박스와
진공펌프 박스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뭐랄까... 블렌더 본체에서 버튼을 누르면 진공이 되는
요즘 시대에 맞는 발상을 했는데 틀렸다.
진공 펌프와 어댑터, 진공펌프를 연결할 때 쓰는
커넥터 2가지(블렌더용, 비닐팩용)
그리고 비닐팩이 들어있다.
비닐팩은 일반 음식물을 저 팩에 담고 진공 펌프로
진공 포장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일반 비닐팩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다.
본체에 그냥 뚜껑 덮고 동작하면 초고속 모드이고
진공 블렌더로 사용하려면
본체 뚜껑 위에 진공펌프를 얹어서
공기를 빼준 다음 블렌더를 동작시켜야 한다.
진공 펌프는 어댑터가 들어있지만
건전지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아마 나는 이 녀석이 수명을 다 할 때까지
건전지로 쓰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블렌더 본체 방망이 꽂는 자리에 진공펌프용 커넥터를 끼우고
그 위에 펌프를 올린다.
얹으면서도
'진짜 그냥 이렇게 얹기만 하는 건가' 의심이 드는데
그게 맞다.
고정시키는 장치도, 돌리는 것도 없이
세상 허술하게 올리는 것 같지만 신통방통하게 진공이 된다.
진공펌프까지 장착하면 높이가 꽤 된다.
주방 상부장 바로 아래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앞으로 좀 꺼내야 진공 펌프를 세울 수 있다.
버튼은 딱 두 개.
진공 버튼과 바람 빼기 버튼.
진공 펌프를 연결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내부 공기가 빠지면서
진공펌프의 빨간색이 점점 초록색으로 바뀐다.
블렌더 내부에서는 뽀글뽀글
중간에 멈추고 싶으면 전원 버튼을 누르면 된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진공이 끝나고 저절로 꺼진다.
빨간색이던 동그라미가 완전히 초록색으로 바뀌어있다.
전원 버튼 아래 버튼을 누르면 '푸식' 하는 소리가 난다.
펌프와 뚜껑 사이의 압력을 제거하는 소리다.
압력 제거 후 진공 펌프를 분리하면 된다.
펌프를 내리고 이제 블렌더를 작동시킨다.
이 녀석은 블렌더 용기 바닥 안쪽이
곡선으로 되어있다.
마치... 주스가 회오리치는 모양처럼.
네 모퉁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굳이 중간에 흔들거나 방망이로 휘휘 젓지 않아도
잘 섞여 블렌딩된다.
블렌더는 10단계로 조절이 가능한데
몇 번 써보니 그래도 8단계 정도는 해야 곱게 빠르게 갈린다.
6단계까지는 '생각보다 조용하네?' 느낌이고
그 이후로는 조금 시끄럽긴 한데
이 정도 소음은 어떤 블렌더도 있지 않을까 싶다.
주스가 완성이 됐다.
블렌더의 뚜껑을 열어야 하는데 그냥 열리면 안 열린다.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압력을 빼줘야 하는데 펌프 연결할 때 쓴 커넥터의 가운데 고무덮개를
잡아당겨주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난다.
그다음 블렌더의 뚜껑을 열어주면 된다.
냉동딸기, 냉동 블루베리, 케일, 바나나, 우유 등이 들어간 내 아침
핸드블렌더로 갈아먹을 때와는 비교 불가.
'다 같은 믹서기가 아니구나...
하긴 카페에서 스무디 주문하면 엄청 곱지...'
핸드블렌더보다 세척이 더 쉬운 것 같기도 하다.
한 번 만들어서 두고두고 먹거나
나중에 먹을 주스의 경우는 진공 기능을 사용하면
확실히 시간이 지나도 색이 변함이 없다.
층 분리는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미묘하게 바닥에 살짝 생긴다.
물론 일반 블렌더로 했을 때와 비교하면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블렌더를 쓰고 나니 서트푸드 주스를 먹는 게 훨씬 수월해졌다.
분명 같은 재료인데 장비의 차이로 실제 내가 느끼는 차이는 컸다.
서트 푸드뿐만 아니라 각종 주스나 스무디를 해먹기 너무 편해졌다.
착즙기랑 엄청 고민했었는데
1. 착즙기보다 활용도 범위가 넓다.
2. 착즙기에 비해 세척이 너무나 용이하다.
3. 사용법이 간단하다.
4. 모든 과정이 몇 배나 빠르다.
5. 이 모든 장점에 비해 가격은 더 저렴하다.
이걸 왜 이제야 샀나 싶다.
출근 준비하느라 바쁜 내 아침이 이걸로 조금 질이 올라갔다.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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