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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놀고

[요시고 사진전] 따뜻한 휴일의 기록

by 돈많은 마녀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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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고 사진전 두 번째 방문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하고 

처음 방문했던 건 8월의 토요일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빠른 오전 9시 35분쯤 친구가 먼저 도착했다.

친구는 나에게 "앞에 30명 정도 서 있어" 라고 연락을 했다.

전시회도 이제 오픈런이 있는 건가 싶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친구 뒤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시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나는 상의 끝에 '휴가를 내고 평일에 다시 오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다시 방문한 게 9월 16일 목요일.

 

이번에는 앞에 9명이 있었다.

티켓을 발권하고 바로 입장해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여전히 관람객이 많긴 하지만 주말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스페인의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사진 작가

요시고는 스페인 사람으로 그래픽 디자이너였다고 한다.

'요시고'라는 활동명은 아버지께서 사진작가를 망설이는 아들에게

'계속 나아가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시에서 따왔다. 

요시고는 용기를 갖고 사진작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건축 사진과 휴양지의 풍경을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층별로 건축, 다큐멘터리, 풍경으로 나누어져 있다.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대칭적 구도 그리고 대비

건축 사진을 보고 있으면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극명하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이게 사진인지 그림인지 싶다. 

사진에 살짝 발을 들이기 시작한 나는

'하루 중 저 빛과 그림자의 순간을 찾기 위해 얼마나 관찰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고 사진전 - 건축 사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들

인터뷰에서 "영감을 주는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그는 대답한다. "일상적인 것들"이라고.

분명 사진 속 소재들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사진을 찍지 못하는 걸까?

카메라를 새로 사고 약 2주가 되었지만 나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뭘 찍지?"

"찍을 게 없는데."

요시고의 사진을 보면서 뒤통수를 맞은 기분도 들고 

반성도 하게 되었다. 

나는 줄곧 "특별한 것"만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특별하다는 건 결국 내가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일 뿐인데...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여행하며 찍은 풍경

 

 

요시고 사진전 - 휴양지의 기록

 

휴양지 섹션에서는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

"저 많은 사람들한테 동의를 구하고 찍은 건가?"였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저작권에 대해 궁금한 게 많을 때라...

 

요시고 사진전 - 일본

 

각국 여행을 다니며 찍은 사진들도 있었는데 

불이 켜진 일본의 주택이 

만화 속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고요함이 느껴져서 좋았다. 

 

 

요시고 사진전 - 두바이

 

일본에서 두바이로 넘어가면 바닥에 진짜 모래가 깔려있다. 

모래를 밟고 서서 작품을 보면

"실제 저 장소에 가면 이런 느낌일까" 싶다.

 

 

요시고 사진전 4층 전시

 

전시의 거의 막바지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들이 

여행을 가고 싶은 욕구를 마구마구 자극한다. 

잠깐 스쳐가는 질병이라고 생각했던 코로나가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아마도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요시고 사진전 옥외 공간 -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다.
요시고 사진전 - 4층 야외 전시

 

그라운드시소의 4층 한쪽에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데

실제 수영장을 만들어 그 바닥에 작품을 전시해두었다.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안 가지만 위 두 사진은 실제 수영장 물이다. 

날씨가 좋아서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푸른 물이, 작품이

너무 예뻤다. 

 

요시고 사진전 - 작가의 고향
요시고 사진전 - 따뜻한 휴일의 기록

 

마지막은 내가 제일 마음에 들던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풍성한 바람, 잔잔한 파도소리가 들릴 것 같다. 

아무도 없고 조용하다. 

수많은 작품 중에 마음에 들었던 이유인 것 같다. 

지금 내가 가장 원하는 게 사진 안에 들어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곳에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있고 싶다. 

 

 

요시고 사진전 굿즈- 마우스패드, 마스킹테이프, 마그넷, 스티커, 엽서

 

 

전시를 보고 나오면서 손에 한가득 굿즈를 구매했다. 

전시회 굿즈를 이렇게나 산 건 또 처음이다.

심지어 더 사고 싶은데 많이 참았다. 

작품과 굿즈가 잘 연결되는 느낌이다. 

 

 

마지막 말

나는 요시고 사진전을 같이 간 친구를 통해서 알았다. 

전시회에 관심 끄고 산지 오래라서 몰랐다.

친구가 가고 싶다길래 그러자 하고 갔었다.

그래서 전시에 대해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로 방문했다.

 

작품이 생각보다 많고 다양해서 좋았다. 

작가의 다큐멘터리 영상이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작품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서 참여하는 느낌의 전시였고 

소재도 일상적인 것들이라 어렵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작품 사이 간격이 좁다고 느껴졌다. 

물론 관람객이 많기도 했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조금 다닥다닥 붙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그저 컨셉 잡고 인증샷 찍느라 바쁜 사람들 때문에 불편했다.

전시를 감상하는 뒷모습 인생샷이 그렇게 중요했던가.

그 사람들의 인증샷을 위해 피해 주고 기다리고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고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인데 더 공간을 확보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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